사실 차를 사러 오는 건 세 번째이지만, 그 사이 사자카 홈페이지 매물탐색은 주 1회 이상 있었답니다. 집 컴퓨터랑 스마트폰에도 바로가기가 등록되어 있으니까요.
사장님이 매물 올려놓으면서 달아놓은 정비이력과 소감을 읽는게 꿀재미거든요. 나쁘면 나쁘다, 좋으면 좋다. 솔직하게 달아놓은 내용이 사자카의 매력이라서요.
(그동안 군침만 흘리다 마음접었던 차가 여러 대 있었는데, 대부분 아반떼랑 i30 모델이었답니다.)
2. 그동안 경원에서 샀던 차들
2006년 아반떼(94년식) : 운전실력을 늘리는데 가장 많이 고생한 만큼, 여기저기 흔적이 남았던 차입니다. 업무에도 많이 활용했었는데, 차는 좀 많이 찌그러지고 긁혔지만 덕분에 성과를 올려서 진급도 했었죠.
2010년 아반떼(95년식) : 이 녀석은 저에게 더 많은 일을 남겨주었습니다.
아름다운 와이프, 똘망한 아기, 승진, 그리고 본사발령 등등 좋은 일들을 함께 했어요.
결혼 전 데이트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5년 동안 정말 많은 추억을 남겨준 녀석입니다.
둘 다 공통점은 구입 후 2년동안 엔진오일 외에 다른 정비비용이 없었다는 거죠.
그리고 사장님이 넘겨주실 때 '2년 정도 지나면 교체할 게 생길거에요' 하셨는데,
정말 2년 딱 지나자 마자 한 두개씩 정비할게 생겼다는 사실! (점쟁이신가요?)
어쨌든 15년이 넘은 차량인데 이 정도면 훌륭했다고 생각합니다.
필요한 부품만 교체해서 그만큼 합리적인 중고차가격을 매기셨기에, 더 신뢰가 갔어요.
3. 이번엔 '로체 이노베이션'
얼마전 까지만 해도 차를 바꿀 생각이 없었습니다. 최근 집을 사서 대출이 많았거든요.
게다가 큰 불편함이 없어서 앞으로 3-4년은 더 탈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95년 아반떼를 깨끗하게 관리해서 타니까,
오래된 차를 관리 잘한다고 주변에서 보는 시선도 좋았고 스스로도 뿌듯했습니다.
사장님 넘겨주신 그대로, 4년 넘게 운행하면서 부족함을 느끼지 못했지요.
그런데 얼마전, 우연찮게 와이프가 운전하고 제가 애기랑 뒷좌석에 앉게 되었어요.
항상 운전은 제가 했었거든요. 그래서 뒷좌석에 앉을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아기를 카시트에 앉히고 벨트를 채워준 다음 자리에 앉아 벨트를 멜려는데,
이게 아니다 싶더군요. 넓을거라고만 생각했던 뒷좌석이 사실은 좁았던 거죠.
울 와이프는 카시트가 반을 차지하고, 아기 가방 등으로 좁아진 뒷좌석에서,
그렇게 아이를 챙기면서도 항상 '괜찮다' 고 했던거죠.
나 혼자 타기엔 부족함이 없지만, 가족들을 데리고 장거리를 다녀기엔 좁은 차였습니다. 지금까지 그렇게 다녔는데 불평불만 한 번 안 한 아내에게 미안해지면서 코끝이 찡~
그날 저녁 자기전에 잠깐 접속한 사자카에서, 로체가 눈에 쏙 들어왔습니다.
크기도 좋고, 디자인도 좋고, 편의장치도 좋고, 에어백이나 ABS같은 안전기능도 기본이고.
가격부담이 조금 되긴했지만, 대출금 일부를 갚으려고 모아놓은 돈을 쓰기로 마음먹고 와이프랑 상의했습니다.
'중고차 믿을 수 있어?' 라는 와이프의 말에,
'그럼 가서 보고 맘에 안 들면 그냥 가자고 해. 그럼 마음 접을께' 라고 답변해줬죠.
휴가를 내서 드라이브를 가자고 꼬셔서 와이프를 태우고 경원에 갔습니다.
와이프가 차를 보더니 흡족해 하더군요.
그런데 까다로운 울 와이프의 마음을 흔들어 놓은 것은,
바로 '경원차 직원들의 친절함' 이었습니다.
칠이 벗겨지거나 닳은 부분은 중고차라서 생긴 어쩔 수 없는 부분인데도,
시원하게 새부품으로 교체해주시는 사장님의 모습에 와이프가 일단 넘어갔고요,
사무실에 잘생긴 직원분과, 정비사분들의 친.절.함.에 완전 넘어갔습니다.
결국, '그냥 갈까?' 라고 했더니 '사자' 라고 답하는 울 와이프였습니다. ^^
(그래서 사자카 인가요?)
4. 체면세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조심스럽게 꺼낸 애누리 요구에 사장님이 응해주셔서 제 체면이 섰습니다.
사장님의 '기수씨니까 깎아줄께' 이 한마디가 와이프는 참 맘에 들었었나봐요.
에누리해주신 것 보다, 이 부분에서 더 마음이 찡했습니다.
에누리 이야기 꺼낸게 죄송스런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체면세워주신 만큼,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모습으로 보답하겠습니다.
5. 추가 정비 요청
(1) 내일 일요일에 선틴가게 문 연 곳이 없다면 다음주말에 선틴하러 가겠습니다.
오늘(토요일)은 당직이라서 내일 아침에 퇴근하거든요.
(2) 공조장치에서 비상등 스위치 불이 나갔다 들어왔다 합니다.
속초 다녀오면서 비상등 키려고 스위치 찾았는데 안보여서 한참 헤멨어요.
야간주행중이었는데, 빨간색 삼각형을 못찾은거죠.
전구가 나간 것 같은데 수리해주세요~!
(3) 대차한 아반떼는, 친구가 다음주 월요일까지 답을 준다고 합니다.
안 산다고 하면 사장님 말씀하신 금액으로 넘기겠습니다.
선틴하러 가면서, 인감등록 챙겨갈께요. ^^
<아반떼 정비이력>
가. 타이밍벨트 교체 : 올해 7월경
나. 제네레이더 교체 : 재작년 10월 (건전지 같이 교체)
다. 엔진오일 : 3천 km 마다 교체
